내년 상반기 말까지 공매도가 전면 금지되었다. 전면이라는 말에 공매도 자체가 전면 금지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시장조성자라고 분류되는 부류는 여전히 공매도가 가능하다. 어떠한 내용들이 숨겨져 있고, 투자자 입장에서 반드시 알아야 하는지 살펴보자.
1. 공매도 전면 금지 배경 (불법 공매도)
얼마 전, 외국 IB에서 불법 공매도 거래가 확인되면서 이슈화 됐다. 공매도란 매수하지 않은 주식을 매도한다는 뜻으로, 국내에서는 공매도 전에 반드시 주식을 빌려 놓고, 해당 주식만큼 공매도를 할 수 있도록 제한을 두고 있다. 그런데 일부 외국 IB에서 주식을 빌리지도 않고 마음대로 공매도 거래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뉴스가 알려지면서, 다시 한번 국내 증시가 얼마나 기울어진 운동장인지 알려지기 시작했다. 개인은 공매도 거래 시 90일 이내에 반드시 성과를 내야 하지만, 기관과 외인은 제한이 없다. 담보비율도 개인에게 불리하게 설정되어 있으며, 공매도만 전산으로 처리하지 않고 있다. 사실 대놓고 혜택을 주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사정을 몰랐을 리 당국일 텐데, 딱 총선까지 공매도 금지를 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타이밍이 절묘하다.
2. 숨겨져 있는 이야기들
전면 공매도 금지라는 타이틀로 수많은 뉴스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시장조성자라 분류되는 그룹의 공매도는 여전히 가능하다는 점을 밝히는 뉴스는 많지 않다. 시장조성자는 한국거래소와 거래를 맺은 특정 국내외 증권거래소를 말한다. 즉, 불법공매도를 걸리지 않으면 아무렇지 않게 거래하던 그들은 여전히 공매도가 가능한 셈이다.
개인이 평평한 운동장에서 주식거래를 하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공매도 상환기간을 90일로 통일하고 담보 비율 역시 모든 거래자가 동일하게 적용되면 된다. 늘 문제가 되던 무차입 공매도 적발 시스템 구축하고 공매도 역시 현물거래처럼 전산처리하면 된다. IT와 인터넷 강국인 대한민국이 이것을 기술력 때문에 못한다고 보는 사람은 한 명도 없을 테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특정 사유로 공매도가 금지되는 경우, 금지 대상에 시장조성자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들이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 드는가. 이것은 주식 거래를 하지 않는 사람이 보더라도, 당연히 이렇게 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번 공매도 금지에는 시장조성자는 빠졌다. 공매도 전산 처리에는 난색을 표한다. 공매도 상환기간과 담보 비율 역시 아무런 말이 없다. 단순히 불법 공매도 관련 전수조사를 통해 해결책을 마련하겠다는 말 뿐이다.
3. 그들은 해결책을 정말 모를까
그럴 리가 있겠는가. 공매도는 기관의 수익과도 연관이 있다. 대량의 금액을 운용하는 연기금이라는 제도가 국내에 생기면서, 그들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나게 강해졌다. 예를 들어 볼까?
에코프로라는 주식을 기관이 대량으로 매수했다. 그렇다면 주식은 매수 기간 동안 꽤나 많이 상승했을 테다. 하지만 이 주식을 계속해서 매수하면서 수익을 챙기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어떠한 선택이 가능할 것 같다고 보는가.
매수했던 에코프로에 공매도를 걸고, 현물인 주식을 대량 매도하기 시작한다. 시장에는 이런 상황을 부추기듯, 부정적인 뉴스들이 쏟아진다. 이러한 거래 방법은 2번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이미 오른 주식을 매도하면서 얻는 수익과, 현물이 대량 매도되면서 빠지는 주가로 인한 공매도 수익. 게다가 공매도 수익은 현물의 수익보다 엄청나게 많다.
이런 시스템을 그들이 포기할 수 있다고 보는가.
4. 이번 공매도 금지 의미
단기간 증시에 훈풍이 되어 줄 것은 분명하다. 그래서 당연히 반긴다. 하지만 근본적인 접근이 아닌, 총선을 목표로 한 표심 잡기용 조치라면, 국내 증시는 이후에 큰 하락을 피할 수 없을 테다. 과연 어떻게 될까. 당국이 전수조사를 통해 어떠한 문제점들을 찾아내는지, 그에 걸맞은 해결책들을 제시하는지 꼼꼼히 살펴봐야 할 테다.
우리의 관심과 관찰이 그들에게는 불편함이 될테다. 불편해야 눈치도 보고, 열심히 일하지 않겠는가. 내버려 두면, 대부분의 조직은 나태해지고 부정해지기 마련이다. 주식을 투자하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필요한 상황이 됐다. 모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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