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일컫는 이유가 바로 이 공매도 제도 때문이다. 공매도의 근본적인 뜻은 좋다. 주식은 늘 사람들의 욕망과 욕심이 가격 거품을 만들기 십상이고, 이를 어느 정도 컨트롤 해줄 수 있는 방법이 바로 공매도이기 때문이다.
공매도란 빈 매도로, 본인이 매수하지 않은 주식을 매도하는 것이다. 보통 마구잡이 매도를 방지하기 위해, 공매도를 하기 전에는 반드시 주식을 빌려놓아야 하지만, 외국인 투자은행에서 이를 어기고 마구잡이 공매도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얼마나 국내 증시를 우습게 봤으면, 한두 번도 아니고 장기간 어겨왔다는데, 이를 이제야 발각한 국내 기관도 참 한심하다. 영풍제지 사건과 다를 바가 없다. 이렇게 빈틈이 많은 제도임에도 제도 개선을 통해 해결하겠다는데, 모르겠다. 얼마나 잘 개선이 될지.
1. 공매도 전면 금지 가능성
없다고 본다. 개인이 공매도라는 제도를 통해 성공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즉, 상승에 대한 투자만 하고 있고, 대신 인버스를 많이들 이용할 테다. 하지만 외인과 기관은 이 제도로 상승과 하락 모두에서 수익을 낼 수 있다. 게다가 개인은 공매도시 보유할 수 있는 기한이 정해져 있지만, 외인과 기관은 무제한이다. 이자만 내면 오를 때까지 기다리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빌리지도 않고 저렇게 공매도를 해대니, 이자도 낼 필요가 없는 것이다.
2. 제도개선
우선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있었던 공매도 거래에 대한 전수조사가 필요하다. 어떤 방식으로 교묘하게 감시망을 빠져나가 특혜들을 누려왔는지 알아야 막을 것 아닌가. 그리고 방법이 그렇게 어렵지 않다. 우리나라처럼 인터넷과 IT가 발전된 나라에서 왜 공매도는 전산화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개인과 외인/기관의 상환 기관이 왜 달라야 하는가? 기관들의 자금 운영에 어떻게든 도움이 되려고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 덕분에 외인들이 날뛰는 난장판이 되어버렸다. 게다가 그들이 벌어가는 돈은 전부 개미들의 돈이 됐다. 기간을 동일하게 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전 공매도 문제가 터졌을 때부터 나왔지만 실행되지 않는다.
도대체 이 두 가지가 뭐가 그리 어려울까?
3. 금지가 어려운 이유
이는 공매도 규제 수준을 비교해 보면 알 수 있다.
한국은 다른 나라들이 보여주고 있는 모든 규제도 부족해 추가적인 규제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면 뭐 하나. 걸리면 처벌이 약하니 걸리거나 말거나 수익만 보면 된다는 식으로 이용당하고 있다. 규제를 제대로 못하겠으면 감독을 제대로 하고, 걸리면 아주 회사가 망하게 처벌해라. 이그.
그건 그렇고, 우선 MSCI에 가입되기 위해서는 공매도 금지가 전면 해지되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공매도잔고 비율이 너무 높아지면 자동으로 개별종목에 대한 공매도가 금지되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
이것을 없애면 바로 MSCI에 편입시켜 주겠다고 하지만, 우리가 아직도 이를 유지하는 이유는 국내 증시의 힘이 너무 약하다. 시장이 작다 보니 적은 돈으로도 시장을 얼마든지 요동치게 할 수 있기에 차마 없애지 못한다. 게다가 연기금 등의 대규모 자금을 기관이라는 이름으로 관리하고 있기에, 상방과 하방 모두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지금의 시스템을 포기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굳이 없애고 싶겠는가. 우선, 개미들이 좋아할 일을 그들이 해줄 것 같지 않다.
4. 공매도 장단점
그럼 공매도 장단점을 뭘까? 장점은 말했듯, 욕망과 욕심으로 치솟는 주가를 공매도라는 시스템으로 억누를 수 있다. 게다가 부정적인 정보가 주가에 바로 반영될 수 있게 하는 장점이 있다. 이것도 사실 외인과 기관에게 유리한 시스템이다. 그들이 정보에 대한 접근이 더 용이한데, 어떤 주식에 대한 부정적인 이슈를 알았다? 그럼 대규모 공매도로 주가를 빠르게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가장 큰 단점은 바로 개인들이 이 제도로 피해를 본다는 것이다. 특별한 이슈가 없는데, 미래의 가치가 높아지면서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주식이 있다면, 어느 정도 가격에서는 반드시 대량의 공매도가 들어온다. 이것이 거품을 없애는 역할일까? 오히려 투자 심리를 망가트릴 뿐이다.
그리고, 개인과 기관이 이 제도에서 너무나 유리한 포지션을 갖고 있다. 개인의 담보비율은 터무니없이 높고, 60일 이내에 갚아야 하며, 수수료가 2.5%나 된다. 이 말은, 공매도를 하자마자 많은 내 돈이 묶이고, 2.5%가 손해며, 60일 이내에 투자성과가 나야 한다는 말이다.
반면, 외인과 기관은 담보율이 낮고 거래기간이 무제한이며 수수료가 0.1% 수준이다. 이게 뭔가. 이건 알면서도 바꾸지 않는다고 말하는 게 보다 합리적이라고 보일 정도다.
5. 결론
불법 공매도 사건은 자주 발생되는 사건 중 하나다. 도대체 몇 번째인지 셀 수도 없다. 이번 IB 불법 공매도가 공매도 시스템을 제대로 만들고 감독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제대로 된 운동장을 만들어 주던지, 아니면 백번 양보해서 그것이 대의를 위해 소의가 묵살돼야 하는 상황이라면, 최소한 감독 기관이 제대로 된 감독이라도 해줘야 한다고 본다.
그렇지 않으면,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가. 핸드폰 하나로 전 세계 증시에 직접 투자가 가능한 세상이다.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이런 상황을 보면서도 국내 증시에 투자하고 싶은 마음이 들까? 그렇다면 앞으로 우리나라 회사들은 어디에서 돈을 가져다 투자하고 회사의 가치를 올릴 것인가.
당장의 근시안적인 접근이 아니길 이번에도 바라본다. 제발 좀 제대로 하자. 자꾸 그러면 나도 미국 주식으로 갈아탄다. 어!!! (티도 안 나겠지만 겁줘 본다. 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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