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기회는 불현듯 찾아보고, 그 기회를 붙잡을 수 있는 것도 찰나입니다.
1. 해외 어학 연수 사건의 발단
어느 날 후배 녀석이,
"형. 회사에서 호주로 어학연수를 보내주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지원해 보는 거 어때요?"
라며, 메신저로 말을 걸어왔습니다.
회사에서 직장인으로 살아가고 있는 인생이 마냥 소비만 되고 있다는 느낌이 든 지 오래되어, 박사에 대한 필요성이 없어졌고, 오히려 MBA 과정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찰나에 후배가 이런 프로그램을 알려준 것입니다. 순간 엄청난 기회라고 생각했지만, 동시에 걱정거리들이 한 움큼 떠올랐죠. 혼자 가면 아이들을 직장인인 아내가 혼자 돌봐야 했고, 같이 가자니 아이들 교육부터 엄청난 결단이 필요했습니다.
저는 영어에 대한 갈증이 늘 있었거든요. 좀 더 잘하고 싶단 욕심은 있지만, 막상 공부는 안 하고 필요한 점수만 만들어 놓곤 했습니다. 여러 걱정거리들이 이 연수는 나에게 적합하지 않다고 다독일 때쯤, 이런 기회는 다시없을 것이란 강렬한 느낌이 들었어요. 뒤도 돌아보지 않고 팀장님께 면담 선청을 드렸습니다.
하지만 팀장님께 들은 내용은, 암묵적으로 팀장급들이 가는 프로그램이라 힘들겠지만, 밑져야 본전 아니겠냐는 말씀과 함께 추천서를 제출해 주시겠다고 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아마...... 이 녀석은 무조건 안될 거라고 생각하셨는지도 모르겠네요. 아무튼 감사했습니다^^.
2. 연수 결과 발표
몇 주 후...... 아무런 언급도 발표도 없기에, 나조차도 안 되는 것으로 생각하고 내년에 어떤 과제를 맡아서 해야 하나 검토 중이었는데, 추천해 줬던 후배 녀석이 갑자기 메신저를 흔들어 댔습니다. 두둥!!
"연수됐어요~ 축하해요"
응? 뭐라고? 됐다고? 운도 정말 좋았던 것이, 코로나로 3년 동안 막혀있던 연수였고, 다시 시작되면서 1~2명 가던 인원을 5명으로 늘렸는데 그 안에 제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살다 보니..... 아니, 회사를 오래 다니다 보니 이런 일도 나에게 일어날 수 있단 생각을 했던 것 같네요. 업무 때문에 해외 출장은 간혹 있었지만, 이런 교육의 기회는 거의 없었습니다. 직장인을 15년을 넘게 했는데, 내가 직접 정부과제에 참여한 비용으로 간 해외 학회가 유일한 교육이었으니, 할 말 다했네요.
마흔이 넘어서 해외 어학연수라...... 막상 되고 나니까, 혼자 가려니 독박 육아를 아내가 해야 하고, 다 같이 가려니 집값이 어마 무시했습니다. 세계 인플레이션이 내 발목을 잡을 줄이야...... 적당한 수준이 아니라, 집을 단기로 렌트하려니 월세가 700만원이 넘더라구요. 직장인에게는 너무 큰 부담임에 틀림없었습니다. 순간 이런 생각을 했죠.
'그래...... 혼자 5개월이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기회도 흔치 않아. 이 얼마나 좋은 기회야. 혼자 가자.'
하지만, 혼자 아이들을 감당해야 하는 아내가 눈에 밟혀 떠날 수 없기도 했고, 아이들에게도 아주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영어를 배울 만큼 나이가 충분하지는 않았지만, 호주의 문화와 영어의 필요성 정도는 느낄 수 있다는 판단을 했어요.
3. 반가워 호주
결국, 온 가족이 함께 5개월간 어학연수를 다녀왔습니다. 제 영어가 늘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영어를 다시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요즘은 최대한 귀에 영어가 들리도록 하고 있네요. 그리고 7살, 5살(한국나이) 아이들은 짧은 영어 대화가 가능한 정도로 엄청난 성장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아주 좋은 기억들이기에, 천천히 풀어보겠습니다. 개봉박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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