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도 도시 생활이 맞지 않아 전원생활을 하는 저에게, 호주 애들레이드는 거의 완벽에 가까웠습니다.
남호주에 속하는 애들레이드의 날씨는 누가 뭐래도 완벽했습니다. 뜨거운 햇살이 부담스럽다면 그늘에 앉자마자 시원한 바람을 느낄 수 있고, 해변에서는 자유로운 일상의 모습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라면 그들에게는 천국과 다름없죠. 어디를 가도 주위를 둘러보면 공원과 놀이터가 있고, 시설 역시 완벽히 관리되고 있었습니다.
도서관에서는 아이들을 위한 무료 수업들이 진행되고, 어디를 가더라도 아이들에 대한 배려가 넘쳐났습니다. 불편했다면, 대중교통이 한국만큼 편리하지 않아, 차량이 필수였습니다. 물가는 우리나와 비슷하지만 외식을 한다면, 거의 2~3배는 비쌌던 것 같아요. 이런 소소한 장단점을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1. 호주 애들레이드 장점
코로나로 아시아 사람들에 대한 인종차별을 제일 걱정했지만, K-문화는 정말 저희가 생각하는 것보다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었습니다. 백인들이 일렬로 앉아 부대찌개에 라면사리를 넣어 먹는 장면을 상상해 본 적 있나요? 길거리에서 무슨 질문을 하다 한국 사람임을 밝히면 우선 환호부터 하는 모습을 저는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20대일 때 캐나다에 잠깐 있었는데, 그때는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첫 번째가 남한? 북한?이었고, 두 번째는 그런데 그 나라는 어디 있어? 였어요. 하지만 남쪽을 굳이 밝히지 않더라도 당연히 대한민국으로 알고, 한식당에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립니다.
덕분에 인종차별은 거의 없었어요. 하지만 코로나가 중국 때문이라는 인식이 매우 강해서, 딱 한번, 중국인은 호주에서 꺼져라! 란 소리를 한번 듣긴 했습니다. 그것도 한국사람이라고 하니 조용히 지나갔어요.
어학 공부도 좋았습니다. 애들레이드 대학 부설 어학원이었는데, 선생님들이 그들의 직업에 대한 프라이드와 자신감이 넘쳐났어요. 말하기, 쓰기, 듣기, 읽기 수업이 균형 있게 배치되어 있고, 호주식 억양과 사투리(slang)도 재미있게 알려줘서, 처음에는 식당에서 대화하기 힘들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불편함 없이 지냈습니다. 공원이 많아 도서관에 콕 박혀 과제를 할 일도 없었고, 학생에게는 또 마냥 친절한 부분들이 많았어요.
그리고 가장 큰 또 하나의 장점. 호주 와인, 그중에 남호주 와인은 품질이 좋기로 유명합니다. 그런데 가격이 엄청나게 쌉니다. 저는 특히 화이트 와인을 너무 좋아했는데, 정말 향이 너무나 좋았어요. 마음 같아서는 호주 와인 수입 사업을 해보고 싶단 생각까지 했습니다. 와인 이야기는 또 다른 글에서 한번 다뤄볼 예정입니다.
2. 호주 애들레이드 단점
우선 한국의 삶과 비교하면 불편함이 많습니다. 버스가 거의 1시간마다 있고, 늦게까지 다니지 않으며 가지 않는 곳도 많습니다. 대체적으로 서비스 요금들이 비싼데, 이는 인건비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주변에 일하는 친구들이 시간당 3만원 정도 받더라고요. 그리고 조용하기에 조금 지루할 수 있습니다. 저도 혼자 갔다면, 캥거루랑 악수나 하며 지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호주 영어가 정말 어렵습니다. 사투리(slang)가 많고 일상 언어는 아주 빠르게 말해요. 한 번은 스테이크집에서 "How would you like your steak done?"이라는 질문을 받았는데, 이 쉬운 단어들 중에 제 귀에 들어온 단어가 하나도 없었어요.
결국 세 번을 다시 물어봤고, 답답해하며 "How cook??"이라고 다시 물어봐서 대답은 했지만, 그 이후에 스테이크를 추가했을 때도 알아듣지 못했습니다. 그냥 아~ 같은 걸 물어보나 보다 했죠.
영국 영어 발음을 사용하지만 그들 방식으로 미국 영어처럼 줄여서 사용하는 표현도 많았어요. 미국 영어의 노출이 많은 한국인들이 처음에는 충분히 당황할 수 있습니다.
3. 다시 간다면 그래도 애들레이드?
네. 전 다시 갈 수 있다면 또 이곳을 선택할 것 같습니다. 호주 사람들 대부분이 친절하고,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많았어요. 한 번은 길거리에서 설문 조사를 하고 있었는데, 제 영어가 부족함에도 한국 사람이라고 하면, 영어 충분히 훌륭하다며 응원을 많이 해주더라고요. 아이들과 함께 있을 때는 더더욱 친절히 대해줬습니다.
박물관이나 과학관도 많아서 시간 날 땐 그곳에서 직원들과 수다를 떨기도 했어요. 영어 공부하러 왔다고 하니, 시간 나면 들르라고 했는데, 정말 회화연습이나 하라며 1시간을 잡고 안 놔주더라고요.
뭔가 캐나다에서는 사람들이 차갑다고 느꼈었는데, 이번 호주 경험은 따뜻한 사람들이 많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돌아온 지 한 달도 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그립네요. 혹시 궁금하신 사항 있으면 댓글 남겨주시면 다음 글들 주제로 삼고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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