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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해외에서 직장인은?

호주 애들레이드 웨스트비치 어학 연수

힘내볼까요 2023. 8. 1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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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들레이드 첫 숙소가 있던 곳이자, 환상적인 석양만으로도 100점 만점인 곳.

 

애들레이드 웨스트비치

 
 저희가 도착한 2월 초는 호주는 본래 늦여름정도 되는 날씨지만, 저희를 반겨주려고 그랬는지, 3월까지도 여름 날씨를 보여주었습니다.

숙소를 여러 곳을 이동하면서 지냈던 이유 중 하나는, 도시 안에서만 있으면 아이들이 너무 지루할 것 같았고, 어학원에 간 시간 동안 아내가 조금이라도 편하려면 바다 근처여야 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고른 첫 번째 숙소가 바로 웨스트비치가 한눈에 보이는 그런 곳이었죠.
 

웨스트비치 장점

 
 이곳은 애들레이드에서 유명한 그레넬그와 헨리비치 사이에 끼어있는 아주 조용한 주택가입니다. 한눈에 봐도 고가일 것 같은 집들이 바닷가를 따라 쭉 늘어서 있고, 도로만 하나 건너면 너무 아름다운 바다와 해변이 바로 눈앞에 있습니다. 비치 옆에는 아이들이 너무나 좋아했던 놀이터가 있고, 이곳에는 Zipline이 있어요. 어른들이 밀어줘야 해서 힘들지언정, 아이들에게는 천국과 같았죠.

 그리고 약간만 위로 올라가면 현지분들이 브런치나 늦은 점심을 먹는 작은 식당이 하나 있습니다. 자전거로 5분거리에 술을 파는 가게가 하나 있고요. 사실 이것도 중요한 요소이긴 했습니다. 맥주를 사랑하는 아내에게는 제일 중요한 요소였죠.

호주는 저희와 다르게 일반 마트에서 주류를 구입할 수 없습니다. 리쿼라 부르는 주류판매점이 따로 있죠. 차 없이도 이동할 수 있어야 했는데, 가능한 거리에 있어서 좋았습니다.

 아래로 내려가면 이탈리안 음식점과 피쉬앤칩스를 파는 가게가 있었는데, 이곳도 맛이 좋은 편이어서, 도시 안으로 이사해서 살 때도, 차를 이용할 때면 가끔 들러서 먹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가장 장점은 바로 석양입니다. 숙소 주방에서 석양으로 바로 볼 수 있었는데, 호주에 도착한지 얼마 안 됐을 때여서 일까요? 뭐라고 정확히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여러 감정이 벅차올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만큼 너무나 좋았어요. 똑같은 하늘에 똑같은 태양인데도 말입니다.


애들레이드 웨스트비치 석양


웨스트비치 단점

 
  말씀 드렸듯 조용한 주택가이고 도시 중심가와는 상당히 떨어져 있어 차량이 없으면 이동이 아주 불편합니다. 버스로 시내 중심까지 1시간 정도 걸리는데, 버스도 1시간 간격정도 되고, 게다가 버스표지판에 운행하는 버스 번호도 적혀있지 않아요. 버스 기사님들이 간혹 다른 루트로 운행하는 경우도 있어서, 그 버스를 놓치면 1시간을 강렬한 태양 아래에서 대기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그리고 도시의 편리성이 중요한 분들은 조금 지루하실 수 있어요. 조용하지만 주변에 편의시설이 없고, 조금만 늦어도 아주 어두워져서 비치를 제외하고는 돌아다니기 조금 무서우실 수 있습니다. 물론 위험하진 않았어요. 아이들과 함께 다녀서 그런지 몰라도, 만나는 모든 분들이 저희 아이들을 너무 귀여워해 주셨습니다.

 마지막은 렌트비입니다. 고가 주택이 많기도 하지만, 해변과 가깝고 주요 해변 관광지와 거리가 가까워 렌트비가 아주 비쌉니다. 저희가 묶었던 두 번째 숙소도 웨스트비치에 있었는데, 저희 월세로 따지면.... 750만 원 정도 했던 것 같아요. 좋은 숙소이긴 했지만, 그냥 방 2개 화장실 하나 있는 아파트 형태의 1층 주택이었습니다. 한국에서 이 숙박비를 지불하라고 했다면, 고민이 많았을 것 같아요.
 

다시 가도 웨스트비치

 
 저는 호주에 있는 기간 동안 이곳에 있었을 때가 가장 좋았다고 자부합니다. 왕복 2시간씩 버스를 타고 다니는 시간도 행복했고, 조금 힘들어질 때면, 석양을 바라보며 힐링하곤 했죠.

가끔 너무 조용하다 싶으면, 글레넬그나 헨리비치로 가면 수많은 식당과 인파를 볼 수 있었고, 다시 돌아오면 조용한 삶을 살 수 있어서 저에게는 딱이었습니다. 게다가 놀이터에서 아이들 부모들과의 수다는 한국과 같더라고요.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지만, 실전 영어를 익히는대도 도움이 됐죠.

 다시 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날이 오기는 할까요? 아이들이 심심하면 뛰어나가 놀이터에서 놀다가, 더우면 바다에서 물놀이와 서핑을 즐기고, 배가 고프면 크레페와 아이스크림을 파는 가게로 달려갔던 웨스트비치를 말입니다. 아마도 저에게 호주의 첫 모습은 웨스트비치로 각인되어 있는 듯합니다. 그들이 보여준 친절함과 웨스트비치가 보여준 황홀함으로 말이죠. 

 참고로 호주는 유명한 음식이 별로 없는데, 그중 하나가 피시앤칩스거든요. 여기 피시앤칩스는 런던에서 먹었던 맛집보다 100만 배는 맛있습니다. 날도 더운데 여기 칩에 시원한 맥주 한잔하고 싶네요. 아...... 돌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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