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에게 옳고 그름의 기준은 무엇일까요? 기준이 명확하다면 그들을 명확하게 나눌 수는 있을까요? 아마도 스스로를 돌아보는 사람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 어떤 사람이 나쁜 사람일까요?
남에게 아쉬운 소리 못하고 큰소리 한번 안 낸 부장이 하나 있는 반면,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 트러블이 끊이질 않고 쓴소리가 많은 부장이 있습니다. 그들을 옳고 그름으로 분류할 수 있을까요? 속내를 들여다보면, 부드러운 성격의 부장은 본인의 책임을 후배들에게 떠넘기며 살아남았고, 날카로운 성격의 부장은 본인의 성격은 원래 그렇다며 변화할 생각이 없습니다. 그럼 이들은 옳고 그름 그 어느 편에 서 있을까요?
2. 수치심이라는 감정
사람은 수치심이라는 감정을 바탕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봅니다. 스스로 잘못하고 있지 않은가 하는 의심도 이 감정으로부터 나오는데, 옳고 그름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 중 원초적이고 또한 가장 적나라한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예민한 사람은 이 감정에 스스로를 너무 얽매이게 할 테고, 둔감한 이는 본인을 뒤돌아볼 생각조차 갖지 못하겠죠. 갑자기 저 두 부장의 수치심의 기준이 궁금하네요. 실존하는 분들이거든요.
3.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시집 중 하나인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작가 윤동주 시인의 시를 보면 대부분 부끄러움이라는 감정이 깔려있습니다. 그는 창씨개명한 것을 두고두고 부끄러워했는데, 그가 수치심에 둔감했다면 세상 풍파에 어쩔 수 없었다며 위안하며 아무렇지 않게 살아냈을 텐데, 그렇지 못하셨죠.
결국, 아름답디 아름다운 단어만을 골라내 세상에 어디에도 없을 아름다운 시들를 남기고는, 그는 일본의 손에 그렇게도 좋아하던 별이 되었습니다. 저는 뭔가 뒤돌아 봐야 할 때다 싶으면, 그의 시집이 생각납니다. 시집의 이름부터가 너무 아름답지 않은가요?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라니..... 어떻게 하늘과 바람과 별을 시라는 단어 앞에 나란히 앉혀둘 수 있었을지 참으로 대단합니다.
4. 옳고 그름의 기준
이 시집을 펼쳐 들고 읽게 될 첫 시인 서시를 읽는 순간, 윤동주 시인이 걷고 싶은, 그리고 걸어야만 하는 단호한 이야기를 떡하니 시집의 첫 시에 간결하고도 너무나 아름답게 그리고 힘 있게 말해두었습니다. 전 이 시처럼, 스스로가 얼마나 예민하게 수치스러워 할 수 있는지와 그렇지 않은지가 옳고 그름을 판별할 수 있는 기준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제자리에 멈춰 부끄러운 감정을 지우기 바쁩니다. 그렇게 스스로를 위안하고, 수치심을 잊어버리면서, 점점 더 뻔뻔해져 가는 사람을 보다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오기도 합니다. 아마도 이 방법이 아주 편하고 쉬운 방법인가 봐요. 주변에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변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5. 그래도 좋은 사람이고 싶네요.
윤동주 시인처럼 본인의 부끄러움을 당당히 첫 장에 떡하니 적어두는 일 정도는 할 수 있어야 수치심과 마주할 수 있고, 그 안에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늘 스스로를 관찰하게 되고, 그 안에서 오는 자괴감을 이겨내야 하는 전쟁이 반복되어, 어쩌면 삶이 너무 고달프고 힘들어 괴롭울 수 있겠죠. 그래서 옳은 사람이 되기는 그렇게 어려운가 봅니다. 특히 회사에서는 말입니다.
그래도 조용히 본인의 부끄러움 정도는 꺼내볼 수 있는 용기는 갖고 있어야 멋져질 수 있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아니, 최소한 후배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선배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전 그들에게 이런 사람이 될 수 있길 바라기에 이렇게 글로 튀어나오는 모양입니다. 오늘따라, 더더욱 좋은 사람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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