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직장인이 회사에서의 인간관계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MBTI에 빠져 있었던 것인지도 모르죠.
1. 본인에 대한 관심
이런 유년시절을 보내다 보니, 요즘 말로 자존감이 아주 높은 아이로 생각될만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아주 자존감이 바닥이었던 아이였습니다. 삶이 건조하다고 느끼는 때가 많았고, 왜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믹스커피를 마신 후 텁텁한 끝 맛처럼 살아온 시간 구석구석에 남아 마침표를 찍지 못하게 했죠.
오히려 자존감이 높아진 것은 성인이 되어 대학에 들어가면서부터입니다. 이상하게도 남들에게 어떻게 보일까를 신경 쓰며 살았던 아이가 대학은 간판보다 전공으로 선택하겠다고 고집을 피웠고, 결국 부모님을 꺾고 원하던 대학에 갔죠. 그래서였을까요? 대학생활 내내 공부가 어찌나 재미나던지...... 그러면서 인생이 말랑해지고 텁텁함이 사라지니, 진짜 나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2. MBTI
MBTI를 해보면 저는 아주 내향적인 사람입니다. 하지만 정말 친한 친구들 사이에서는 아주 외향적으로 보일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친구들은 제가 'I'라고 하면 말도 안 된다며 웃어넘기곤 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렇습니다. 많은 사람과 어울려 있을 때 외로움을 느끼는 경우는 있지만, 혼자 있을 때 외로움을 느끼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사람들과 어울리기 좋아하지만, 반드시 나만의 시간과 장소를 필요로 하고요. 이상적이지만 현실적이고, 무뚝뚝하지만 다정하며, 아주 계획적이고 이성적이지만 돌발행동을 잘하고 감성적인 글들을 좋아합니다. 그래서인지, 의외인 모습을 상대가 보여줄 때 호감을 갖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릴 적 저는 다른 사람의 기대에 맞춰 살았을 뿐, 스스로를 잘못 판단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3. 직장인으로서의 관계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사람과의 관계 때문에 삶이 아주 건조하고 텁텁할 때가 있습니다. 삶에 오아시스라고는 찾아볼 수 없고, 무미건조할 때가 있죠. 도대체 관계라는 것이 무엇이길래 삶을 이렇게 만드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해본 첫 질문이,
'나는 어떤 사람이길래, 사람과의 관계에서 이런 텁텁함을 느끼는 것인가'였습니다.
4. 어쩌면 이 질문에 정답이 숨어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아주 기초적인 질문인데, 놀랍게도 갈증이 해소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정말 제가 원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상대방과의 얽힌 실타래를 풀어줄 해답을 가르쳐 준 셈입니다. 보통 인간관계에 문제가 있는 경우, 관계를 객관적으로 보기보다 주관적으로 바라보는 경우가 많고, 이러다 보면 특히나 잘못 해석하거나 답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반면 스스로를 바라보니, 방향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관계에 있어서 저는 깊이를 중요시하지만, 신뢰가 무너지는 순간 모든 것을 무너뜨리는 단점이 있더군요. 이러한 단점들이 관계의 굴곡을 만들고, 이런 굴곡에 빠져있을 때 비로소 느끼는 건조함이 삶을 텁텁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5. 어려움
나 혹은 타인에 의해 이 관계라는 것이 어려워질 때가 있는데, 해결 방법 접근의 시작은 늘 상대방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 사람은 왜 저럴까. 아니면, 무엇 때문에 저러는 걸까. 하지만 이런 질문은 아주 단편적이고 짧은 시간에 대한 질문의 답밖엔 되질 않더라고요.
관계가 틀어지는 경우는 대부분 오랜 시간 동안 천천히 일어나는데, 대부분 단편적인 질문에서 오랜 기간 일어난 일의 답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게다가 우리는 우리 스스로에 대한 관심이 적은 편이라, 본인이 스스로 원하는 것을 알아채기가 쉽지만은 않으니 더더욱 어렵습니다.
6. 해답
진짜 이상한 사람. 예전에 글로 썼던 이상한 팀장 같은 사람과의 관계가 아니라면, 단편적인 질문을 가지고 답을 찾기란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관계에 문제가 있다면, 스스로가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한 후에 상대방을 생각해 보면, 내가 취할 자세가 보인다고 해야 할까요?
아주 엉망진창으로 얽힌 실타래도 생각을 느슨하게 만들고 조금씩 풀다 보면 어느새 모두 풀리곤 합니다. 그 시작이 제가 어떤 사람이었는지에 대한 질문이었고, 그럼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였으며, 마지막은 상대방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과 행동을 바꾸는 일이었습니다. 이런 고민조차 필요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당장 정리하는 게 맞는 거고요.
더 이상 고민할 필요도 없습니다. 인생의 중심이 '나'여야 한다고 하지만, 이 말은 관계의 중심이 '나'여야 한다는 말과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관계...... 직장에서만큼 이것처럼 또 어려운 것이 없습니다.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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