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한 제약회사의 연구원입니다. 이직을 통해 몇몇 회사에 몸 담았지만, 한 분야에서만 제법 오래 일해왔고, 어느덧 꼰대란 소리를 들을 수 있을만한 수석연구원이 되어 있죠. (사무직에서는 부장이랑 같은 직급입니다.) 원래 책을 읽는 것만 좋아했고, 글은 고등학생 때 문학동아리에서 시를 글적거리던 것이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한 팀장을 만나고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는데, 그때 글을 쓰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그러니, 티스토리의 첫 글은 그 팀장과 그가 보여준 윤리의식에 대한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1. X-팀장
그는 기본적으로 논문과 특허 안의 데이터는 모두 믿을 수 없는 것으로 간주했습니다. 그리고 본인 생각대로 데이터가 나오지 않으면 데이터를 만들어오라고 강요했어요. 그 말에 따르지 않는 사람에게는 가차 없는 평가가 이뤄졌고, 그를 따르는 조력자들은 승승장구하는 암흑의 시대였죠.
어느 누가 직장인의 직업윤리를 누가 정직, 성실, 책임 같은 단어들로 늘어놓았을까요? 그는 어느 하나를 가지고 있지 않았을뿐더러, 팀원들에게도 윤리 따위는 저 멀리 던져버리라고 강요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구성원들을 성과와 결과물의 생산자로만 바라보고, 그것이 실력이라고 믿었을 것입니다. 이 하찮은 유전자 덩어리 같으니라고.
2. 직업윤리
X-팀장이 윤리의식이 없다는 것쯤은 누구나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직장인들이 갖고 있어야 하는 윤리의식은 무엇일까요? 보통 사람들은 학교 급훈처럼 정직, 성실, 근면 등을 일컫곤 하는데, 너무 식상하긴 하지만 필요한 요소들이긴 합니다. 하지만 요즘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윤리의식은 따로 있는 것 같습니다.
바로 믿음입니다. 사실 이것만 있어도 된다고 생각할 정도죠. 연구원으로서 만들어낸 데이터에 대한 믿음. 맡은 일에 대한 믿음 그리고 스스로 잘하고 있다는 믿음. 같이 일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믿음과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믿음들 말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저는 사람이 기본적으로 의심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책에서 의심 없던 옛 선조들이 다 죽어서 이기적인 유전자만 남았다는 내용이나, 어떤 경험이 유전자에 영향을 줘서 그렇다는 어려운 이야기들을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사람이 의심스러운 존재라는 것은 뉴스 아래 달리는 댓글들을 보면 간단히 알 수 있으니까요.
3. 반드시 필요한 믿음
사회 초년생 직장인은 자신에 대한 믿음이 필수입니다. 제가 초년생일 때를 생각해 보면, 잘하고 있는지에 대한 끊임없는 의심 속에서 살았지만, (물론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만.) 결국 성과는 잘하고 있다는 믿음들 속에서 만들어졌습니다.
좋은 선배 하나를 붙잡았고 그가 좋은 방향으로 데려가는 느낌이라면, 스스로를 믿어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네요. 만약 나쁜 선배 하나가 자꾸 꼬투리를 잡는다면, 그것도 마냥 스스로를 믿으면 됩니다. 그와 다르게 일하고 있다는 반증이니까요. (당신이 설마 그 나쁜 선배처럼 되고 싶은 건가요?)
반면, 직급이 좀 되는 직장인들은 후배들에 대한 믿음이 필요합니다. 스스로에 대한 의심은 거두지 않되, 후배들과 그들이 하는 일에 대한 믿음이 절대적이죠. 설령 그들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으신가요? 그럼 반문해 볼게요. 우리는 그 세대에 그들만큼의 능력을 가지고 입사했던가요? 누가 봐도 아닐 거예요. 그러니 그들을 좀 믿어봅시다.
4. 회사라는 사회
점점 사회가 각박해지고, 회사가 단순히 생활을 위해 돈을 벌기 위한 곳이라고 하더라도, 회사는 우리가 구성원으로 있는 작은 사회입니다. 이 사회가 모이고 모여 우리가 살고 있는 일상적인 삶이 된다는 반증이기도 해요.
그렇다고 회사 사람들과 친구처럼, 가족처럼 지내라는 말은 더더욱 아닙니다.. 그들이 어찌 친구이고 가족일 수 있겠어요. 그냥 내가 몸담은 작은 그릇 안의 다른 구슬들이니, 우리끼리 너무 가시를 내세워 서로 상처 주지 않았으면 하는 겁니다.
사람은 배신을 생각하면 어느 누구도 사랑을 시작하지 못합니다. 사랑의 기본 전재는 믿음부터 시작되니까요. 사랑하지는 못하더라도 미워하지는 않도록 서로 믿어주었으면 하지만, 회사에는 아이러니하게도 이상한 사람들이 제법 많습니다. 그래서 그 믿음이란 것이 참 어렵기는 합니다. 이럴 땐, 영어 욕이나 한번 시원하게 하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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